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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이 좋고, 농촌이 좋고, 나무와 들꽃을 좋아하는 촌놈의 살아가는 이야기
아름다운 세계의 정원

중국정원 - 북경의 '이화원(頤和園)'

by 오리니 2012. 9. 18.

이화원(頤和園)은

베이징(북경)에서 서북쪽으로 10km 떨어진 교외에 위치한

중국 황실의 여름 별궁이자 최대 규모의 황실 정원이다.

 

 

 

총면적이 2.9k㎡에 이르며 자연 풍경을 그대로 이용한 정원에

전각과 탑, 정자, 누각 등 인공 건축물 복합적으로 조성해 중국조경의 진수를 보여 준다.

 

 

1764년에 청나라의 건륭제가 청조의 별궁으로 처음 지었는데

솜씨좋은 장인들은 정원양식의 다양한 궁궐을 창조해 내었다.

1750년에는 청의원을 지어 황실의 여름 별궁으로 쓰게 하였다.

1860년에 제2차 아편전쟁으로 황폐화되었다.

 

 

그 뒤 1888년에 서태후가 다시 대대적으로 정비하여 지금의 모습이 되었는데

1889년부터 죽을 때까지 이곳에 거주했으며,

청나라 해군의 군자금을 빼서 이화원의 복구와 확장에 썼다는 설이 전해진다.

 

 

1924년 이화원은 공원으로 바뀌었으며

1998년에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는데

유네스코는 중국의 조경과 정원예술의 창조적인 예술을 빼어나게 표현하였다고 선언하였다.

 

이화원의 조성은 황제가 정사를 돌보던 정치활동 구역, 생활거주 구역,

그리고 휴식 및 유람 구역 등 3개 지역으로 나뉘어 있다.

 

정치활동 구역은 기념비적인 동궁문을 통해서 들어간다.

동궁문은 이화원의 정문으로, 현판에 적힌 ‘이화원(頤和園)’ 글씨는 광서제가 쓴 것이다.

동궁문을 들어서면 처음 마주치는 건물은 서태후가 정무를 보던 인수전이다.

인수전 안에는 옥좌와 향로, 그리고 9마리의 용이 그려진 병풍 등이 진열되어 있다.

 

 

생활거주 구역은 서태후가 생활한 낙수당, 광서제와 그의 황후가 생활한 옥란당,

그리고 황제의 첩들이 생활한 의예관 등 3개의 건물군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건물들은 만수산 맞은편에서 호수를 굽어 보게끔 지어져 조망이 매우 훌륭하다.

3개의 건물은 지붕이 있는 복도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낙수당 앞에는 황실 가족들이 호수를 통해 들어올 수 있도록 만든 나무 선착장이 있다.

 

 

생활거주 구역의 건물들은 서쪽으로 728m의 긴 복도인 창랑(长廊)으로 통한다.

벽과 천장에 10,000여 점의 그림이 걸려 있는 장랑은 그 자체로도 이화원의 명물이다.

복도 중간중간에 ‘춘하추동’을 본뜬 유가, 기란, 추수, 청요라는 4개의 정자가 있다.

서태후가 산보할 때 애용했다는 장랑은 만수산 남쪽 아래의 자연 지형을 따라

곤명호 물가에 지어져 정취가 그림 같다.

 

 

 

 

 

휴식 및 유람구역은 만수산과 곤명호를 중심으로 조성되었는데 전체 면적의 90%를 차지한다.

만수산의 북쪽은 가파른 비탈에 물줄기가 굽이 흐르는 깨끗하고 조용한 지역이다.

호수와 호수 주위의 낮은 언덕으로 이루어진 정원의 전체 틀 안에

여러 전각과 누각들이 잘 배치되어 있다.

 

 

 

이화원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건물로 우뚝 솟아 있는 6각형의 불향각은

언덕의 남쪽에서 보면 전체 구조물들의 정중앙이 되며,

산과 호수와 어우러져 건축 예술의 걸작으로 평가된다.

 

 

 

높이 41m, 3층 팔각 건물로 8개의 커다란 유창목 기둥이 지탱하고 있으며,

여러 종류의 유리 타일로 된 지붕으로 덮여 있다.

둥근 형태인 동쪽 탑의 기둥에는 정원이 어떻게 건설되었는지에 대한 내용이 조각되어 있다.

서쪽에 있는 보운각은 전체를 청동으로 만든 건물이다.

불향각과 호수 사이에는 서태후의 생일 축하연을 열었던 배운전이 있으며,

이 주변에 다른 누각과 전각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

 

 

 

공원은 전체의 3/4 가량이 호수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호수를 곤명호(昆明湖, 쿤밍)라고 부른다.

 

 

곤명호는 기존의 작은 연못을 확장하여 항주의 서호를 모방하여 만들어졌다.

땅을 파서 만든 거대한 인공호수인데 직접 보면 마치 바다와 같은 느낌이 들 정도이다.

곤명호라는 이름은 한나라 무장이 장안이

곤명 연못에서 군대를 훈련시켰던 고사에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곤명호는 양자강 남부 지역의 여러 형태의 자연경관을 보여준다.

호수 남동부에 있는 남호도는 만수산과 마주하고 있다.

 

 

곤명호의 동쪽에 있는 웅장한 십칠공소는

동쪽 기슭과 둥궁먼의 풍치 지구를 연결하고 있는데,

다리 난간에는 모양이 각각 다른 544마리의 돌사자가 새겨져 있다.

북쪽으로는 만수산이, 서쪽으로는 항주 서호의 형태를 본떠서 만든 제방이 있다.

 

 

 

 

이외에도 중국의 안녕을 기원하며 만들었다는 곤명호에 떠 있는 듯한 돌배(석방),

석방은 나무로 만든 호숫가의 누각으로, 대리석으로 만든 것처럼 보이도록 채색하였다.

여러 개의 돌 다리, 아름답게 조각된 수많은 석상들을 볼 수 있다.

 

 

각각의 건물들이 모두 아름다운 장식을 자랑하고 역사적으로도 흥미롭지만,

가장 매력적인 것은 호수 너머로 바라보는 전통적인 중국 풍경이다.

 

 

 

바다와 인공 호수의 자연 풍광이 정자, 전각, 궁전, 사원, 교각 등의 인공 요소들과 결합해

매력적이기 그지없는 조화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이화원은 중국 문화 양식의 깊은 미의식을 반영하는 정원 조경을 한눈에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