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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이 좋고, 농촌이 좋고, 나무와 들꽃을 좋아하는 촌놈의 살아가는 이야기
살며 사랑하며..

인간극장 '고마워 나의 열손가락'을 보면서..

by 오리니 2011. 11. 29.

나는 '인간극장'이라는 프로그램을 좋아한다.

인간극장만이 아니고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 다큐멘터리를 좋아하는데

이런 걸 좋아하는 건 내림인가보다

 

오래전..

주말이 되어 아버지 집에 들르게 되면

서재엔 비디오 테잎이 몇개씩 늘어나 있었다.

무언가?하고 보면 '인간극장 OOOO(년 월 일)'라고 씌여져 있었다.

아버지께서 인간극장을 시청하시면서

비디오 테잎에 녹화해 두셨다가 다시 보시곤 하셨다.

 

그때는 뭐가 그리 재미 있어서 그리하실까?하고

웃고 말았는데 

요즘 내가 인간극장 보는 재미에 푹 빠졌다.

 

왠지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들이

마음에 와닿고 가슴이 찡한 감동을 느끼곤 한다.

이것도 나이 탓인가 보다...

 

얼마전에 본 인간극장  '고마워 나의 열손가락'이 그렇다.

 

 

경기도 과천.

이곳에는 무려 열 명의 아이와 복닥복닥 살 부대끼며 살아가는 부부가 있다.

입양은 가족이 되는 또 하나의 방법’이라며

배 아파 낳은 첫째 유명곤(31)씨를 제외하고

무려 9명의 아이를 입양한 유연길(55), 한연희(54) 씨 부부다.

하지만 처음부터 부부가 선뜻 입양을 시작했던 건 아니다.

 

연희 씨에게 입양은 결혼 전부터 품고 있었던 오랜 소망이었다.

행여나 의지가 흐려질까 첫아이 출산 후, 영구불임 수술까지 받았던 연희 씨.

그런 아내를 남편 연길 씨라고 쉽게 이해할 수 있었던 건 아니다.

실제 첫아이를 입양하기까지 10년 동안 부부는 끊임없이 갈등하고 고민했다.

주위에선 왜 사서 고생을 하냐고 하지만

파양되거나 부모를 만나지 못하는 아이들을 부부는 도저히 모른 척 할 수 없었다.

그렇게 한 명, 두 명 품에 안다 보니 부부는 어느새 열 아이의 부모가 되었다.

 

아이들이 부모 마음처럼 자란다면 얼마나 좋으련만..

바람 잘 날 없는 십남매 집.

아빠 몰래 PC방에 갔다가 딱 걸린 용민이 그리고 수업 빼먹은 하선이까지...

 

 

항상 참고 기다려주는 엄마 연희 씨와 달리,

자식으로 받아들인 이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연길 씨는

아이들 스케줄 표까지 만들어 아이들의 행선지를 확인하고 감독한다.

 

하지만 관심도 넘치면 간섭으로 느껴지는 법이기에

잔소리하지 말고 강요하지 않고 아이들이 스스로 깨우칠 수 있도록

그저 묵묵히 옆에서 도와주라고 연희 씨는 남편을 설득한다.

 

 

먼저 사춘기를 겪었던 셋째 영범 씨가

동생들을 따로 불러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아빠에게 동생들의 불만을 전하는 중재자로 나섰다.

결국 아이들이 원하는 건 아빠와의 진실한 소통!

고민 끝에 연길 씨는 독불장군 아빠 이미지를 벗고

아이들의 세계로 뛰어들어 함께 어울리기 시작한다

 

 

이 두분의 얘기는 2000년 5월에도

인간극장'하늘이 준 다섯아들'이라는 제목으로 방영 되었었는데

그 때에도 참 감동하며 봤었다.

 

우리 부부는 외동아들 하나만 있다.

아내가 임신중독이 심해

아들 석빈이를 임신하고 출산할 때까지 생사를 걱정할 만큼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준 자녀는 하나 뿐인가보다 하고 지내왔었다.

 

그러다가 아들이 11살 되던해에

장애시설에 있는 여자아이를 보고 입양을 생각했었다.

아들 석빈이와는 터울이 1살 밑인 10살인 아이였다.

입양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다가

주변의 만류 그리고 여러가지 이유로 입양하지 못하고 말았다.

 

요즘도 어려움속에 있는 여자아이들을 보면

입양할까? 하고 서로 의논하기도 하지만 실천으로 옮기지 못하고 있다.

 

입양했을 때 과연 친 엄마 아빠처럼 잘 키울 수 있을까? 하는 걱정

입양을 한다면 그 아이의 인생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 

그래서 아홉명의 아이를 입양한 연희씨네가 존경스럽다.

 

입양!

아낌없이 줄 수 있는 그 사랑의 실천...

 

연희씨의 말이 귀에 생생하다.

"그 아이들에게 없는 건 엄마에요. 전 엄마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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