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려고 하다가
평소 내가 좋아하는 인간극장이란 프로램이 내 발목을 잡았다.
'담양댁의 귀촌일기'라는 프로그램 제목 때문인데
'귀촌'이라는 글자가 유혹하듯 내 눈을 자극했다.
전라남도 담양군 금현리
귀촌 12년차인 지현씨네 이야기다.
엄마 지현씨는 방송작가, 아빠 상운씨는 치과의사
도시를 떠나 살 수 없을 것 같은 직업의 부부
딸 소희의 아토피를 치료하기 위해 들어온 가족...
엄마 지현씨는
'씨만 뿌리면 작물이 자라고 꽃피고 열매 맺는 줄 알았다'고 한다.
그런데 귀촌생활이 시작되고나서 잡초 때문에 거둘 수 없는 수확..
처음엔 돌아서면 온통 잡초만 보였단다.
3년이 지나서야 주변의 꽃과 같은 것들이 보였다니...
정원에 들어서면 잡초가 자꾸 눈에 들어 온다고 늘 풀을 뽑는 아내에게
'저 사람도 잡초만 보인다네' 얘기 했더니
'당신은 내가 여기로 오는 걸 싫어 했었다고 얘길하는데 그건 잘못 한 것'이라나
내가 서둘러서 마지못해 이곳에 온게 아니고 아내도 늘 그리어 왔었다고 강조한다.
하기사 요즘 더 적극적으로 풀 뽑고 이웃과 만나고 전원생활을 즐기는 사람은 분명 아내다.
엄마 지현씨의 얘기가 대다수 도시사람들..
귀농하고 귀촌하려고 하는 대다수 사람들의 생각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대~충 씨앗만 뿌려 놓으면 꽃피고 열매를 수확할테고
여유롭고 넉넉한 맘으로 전원생활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하는..
그러나 농촌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씨앗을 뿌리기 위해서는 땅을 갈고 고르고 두둑을 만들고 퇴비를 넣어 주어야 하고
씨앗을 뿌린 다음에는 마르지 않게 물도 주고 잡초도 뽑아 주어야 하고
비료도 주고 벌레도 잡아 주어야 한다는 사실.
열매 맺고 수확하기 위해서는 얼마만큼의 땀방울이 필요한지를...
이미 이런 과정을 거친 귀촌 12년째인 담양댁 지현씨는
올망 졸망 놓인 항아리엔 철철이 모과 수세미, 오디와 같은 열매로 천연효소액을 만들고
고추며 가지며, 갯잎과 같은 기른 채소들로 자연밥상을 차리는
이젠 시골아낙으로서의 즐거운 일상을 살고 있었다.
갑작스레 바빠진 지현씨는 토란김밥을 비롯한 음식 만들기에 분주하다.
오늘이 마을 모임이 있는데 지현씨네가 당번이란다.
이마을에 사는 다섯집 식구들이 함께 식사를 하며 정담을 나누고 돌아가는 것이 었다.
대문이 없는 터라 누구나 방문하고 앉아 쉬고 강아지와 놀아주는... 그런 전원생활
나누며 함께할 이웃이 없다면 적막하고 외롭고 쓸쓸한 곳이 농촌이다.
귀농귀촌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웃과 왕래하고 대화하고 도와주면서 서로 의지해 살아가는 것이 참다운 전원생활이라고 생각한다.
귀농 귀촌을 생각하는 이들이여
주변을 돌아보고 다가서서 나의 이웃과 함께 행복한 날들을 보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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