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은 여름 휴가철이면 늘 1~2군데 지역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가족이라야 떠날 수 있는 사람은 아내와 나 둘뿐이지만..
하나뿐인 아들은 나름 바쁘다는 핑게로 함께할 수 없다고 한다... 고얀녀석
우리의 휴가는 주로 1박2일을 기준으로 가곤 했는데 이는 분재관리 때문이다.
하루 정도는 주위분들에게 부탁을 해서 물관리를 부탁 할 수 있지만 이틀 이상은 곤란하기 때문이다.
이럴때면 아내는 늘 분재 때문에 제대로 휴가도 어렵다고 불평아닌 불평을 하곤 한다.
몇해동안 휴가기간을 이용해
남해 보길도를 비롯해 전라도쪽의 변산반도나 선유도 등 남해와 서해를 중심으로 다녀왔다.
하룻길로는 어려운 곳들은 휴가기간에 그외 가까운 곳은 주말을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올해 휴가계획을 세울때 부터 백제문화권을 다녀와야겠다고 마음 먹고 있었는데
휴가를 떠나기 전날 동료가 숲길이 아름다운 부소산성과 낙화암을 추천해 주었다.
찌는 듯한 무더위를 피해서 휴가를 보낼 수 없을까 생각하다가
뜨거운 낮시간을 피해서 이동하고 아침시간에 부소산성을 다녀 오기로 했다.
부소산성은 백제의 마지막 도읍지인 사비성 지금의 부여에 위치하고 있는데
해발 100여m밖에 되지 않은 작은 산 주변을 두르고 있는 백제의 마지막 보루가 되었던 곳이다.
입구에 들어서면서 부터 시작되는 숲길 아래에는 맥문동이 지천으로 피어나고 있었다.
낙화암까지는 1.3km, 고란사까지는 1.5km 거리라는 안내판이 서 있다.
입구에서 두갈레길 중 오른편으로 돌아서자 삼충사라는 사당이 아침햇살에 빛나고 있다.
이 사당은 백제말 충신인 성충, 흥수, 계백의 위패를 봉안하고 있는 곳이다.
임금에게 직언을 하다가 감옥에 갇혀서도 나라를 걱정했던 성충,
그리고 성충과 함께 임금께 고하다가 유배를 당한 흥수와
황산벌전투로 널리 알려진 백제의 마지막 장수 계백의 영정이 모셔져 있다.
삼충사에 들어서자 절개와 충정의 상징인 소나무와 대나무가 심겨져 있고
세 충신의 영정이 모셔진 사당옆에는 배롱나무가 만개해 있다.
분홍빛 만개한 배롱나무 꽃 앞에서의 아내
상충사를 나와서 시작되는 그 곳 부터 시작되는 숲길에는 주변으로 빽빽히 들어선 나무의 그늘과
바닥은 보도블럭으로 깔려 있어 산행하기에 더 없이 좋았다.
곡식의 창고자리였던 곡창지에는 오랜 세월의 소나무들이 들어서 있었다.
백화암으로 들어서는 입구엔 낙화암 시비가 반겨주고 있다.
잠시 쉬어간 쉼터 주변에는 무늬비비추가 총총히 심겨져 있었다.
낙화암들어서는 입구에 궁녀들의 원혼을 추모하기 위해 세워진 백화정이 세워져 있다.
백화정에서 바라다 보이는 소나무와 어우러진 바깥풍경
이 자리가 부소산 서쪽 낭떠러지 바위로서
백제가 나당연합군에게 함락되자 삼천궁녀가 몸을 던졌다는 '낙화암'이다.
원래는 사람이 떨어져죽은 바위라는 뜻의 '타사암'이었으나
뒷날에 와서는 궁녀들을 꽃에 비유하여 '낙화암'이라 고쳐 불렀다 한다.
낙화암 아래로 휘돌아 흐르고 있는 백마강이 보인다.
부소산성의 끝자락 낙화암을 둘러보고 나오는 길 이래에
한번 먹을때마다 3년씩 젊어 진다는 약수로 유명한 고란사가 있다.
독특한 글씨체의 고란사 현판
고란약수 이야기를 새긴 안내판
고란사 절 뒤 삼성각 뒤로 보이는 푸른 하늘이 아름답다.
부소산성...
나무그늘로 덮혀진 숲길을 산책하듯 걸을 수 있고
슬픈 역사속의 유적지도 함께 볼 수 있어 또 하나의 추억으로 기억되는 좋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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