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분재생활을 생각하면
언뜻 떠오르는 분재가 있다.
이 쥐똥나무 분재인데
근장 23m, 수고 62cm, 수폭 78cm의 중품분재다.
앞면
뒷면
1993년 영주시 장수면 화기리에 있는 콩밭 옆에서 채취한 소재를 기른 것이다.
그러니까 기른지 19년이나 된 분재다.
그 때에는 분재를 주로 산채를 하던 때라
이 쥐똥나무외에 단풍나무, 아그배나무 들도 있었는데
지금까지 남아 있는 건 이 쥐똥나무 분재 뿐이다.
처음 채취했을 때엔
다른 쥐똥나무와 달리 가지가 3개가 난 삼간이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크기는 지름 1.5cm정도 높이 10cm정도의 가지만 3개 있는 소재였다.
19년이란 긴 세월동안 함께하면서 오늘의 이분재가 된 것이라 유독 애착이 많이 가는 분재다.
주변에서 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지만 이 분재만은 고수해 왔다.
나의 분재생활과 함께 한 친구 같아서 말이다.
이 쥐똥나무 분재는
위의 분재보다 2년 쯤 뒤인 1995년에 도로변에서 채취한
근장 21cm, 수고 58cm, 수폭 72cm 쌍간형의 중품분재이다.
아쉬운 것은
쌍간의 형태를 잘 살려 길렀어야 했는데 총생간처럼 가지를 밀생시켜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 쥐똥나무 분재는 근장 7cm, 수고 38cm, 수폭 36cm 크기의 소품분재인데 수령이 50~60년을 훨씬 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쥐똥나무는 수피가 잘 붙지 않는데
수피가 두껍게 붙어 있는 고령의 나무다.
이 쥐똥나무분재는 1993년 처음 채취했을때
원래 3개의 나무가 엉켜붙어 한 나무처럼 보이던 것이었는데
분올림 한후 몇년에 걸쳐 한나무씩 자꾸 죽어버리는 바람에
마음이 상해서 그냥 땅에 심어 두고 잊고 있었다.
어느날엔가 나가 보니 죽어 버린 나무 틈새 한나무에서 순이 나와 자라고 있기에
금년 봄에 급하게 캐다가 철사걸이해서 분올림한 것이다.
나는 쥐똥나무 매니아다.
이른 봄이면 파릇한 연두빛으로 나오는 생기로운 싹을 틔우고
은은한 향기가 사로잡는 하얀꽃이 만발한다.
여름에는 무성한 잎들이 녹음을 이루고
가을에는 쥐똥같은 까만 열매가 맺혀 우리를 유혹한다.
겨울엔 잔가지가 밀생된 한수를 볼 수 있는..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하는 매력있는 수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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