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 게재되어 있는 ‘한국정원’에 대한 내용중 필요부분만 발췌하였다.
동양 정원의 구성 원리는 그 근본에서는 같으나 그 세부 수법에서는 동양 삼국이 조금씩 다르다.
중국의 정원은
보통 정원 속에 대자연의 산악·폭포·계곡·동굴 등을 모방하여 만든다.
마치 대자연의 축도처럼 하고, 또 기암괴석을 늘어놓고
문, 창살, 난간, 담장 등에 너무나 많은 변화를 주어 보는 사람을 현란하게 한다.
일본의 정원은
많은 제약과 규칙을 두어 같은 자연을 두되 너무나 인공적인 형태를 이루게 한다.
그러나 우리 나라의 정원은
자연 그대로를 보고 즐기며, 또 모든 것, 즉 사람이나 건축 모두가 자연의 일부가 되도록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 정원에서는 차경이 중요시 하는데
지세와 지형에 맞추어 정원을 꾸미고 또 이를 잘 활용하는 것이다.
건축물간의 적당한 배치, 그리고 이들이 정원의 경관과 조화되도록 하면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집터 주위에 있는 자연의 경관과도 잘 어울리게 하는 것이다.
즉, 다시 말하여 집이나 정원 모두가 자연의 일부분처럼 보이게 하는 것으로
사람이나 집이나 뜨락 모두가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고,
자연대로 살고자 하는 것에 우리 정원의 큰 구성 원리가 있다고 하겠다.
석 물
우리 나라 정원에 있어 석물은 가장 두드러진 시각적 요소가 된다.
왜냐하면, 담장이나 굴뚝·마당 등은 모두 집을 지음에 따라 자연히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이 석물 만큼은 순전히 정원에 늘어놓기 위하여 만든 것으로 두드러지게 눈에 띄기 때문이다.
① 물확[水碓, 石碓]
물확은 돌확이라고도 하는데 본래는 작은 돌절구를 의미한다.
과히 크지 않은 돌덩어리를 정으로 쪼아 중앙에 큰 홈을 파서 물을 담아 마당에 놓아둔다.
이 물확은 돌절구로도 쓰이기 때문에 부엌 앞마당이나 부엌 옆마당에 놓일 때가 많다.
정원의 석물로서는 사랑채 뒤뜰에 놓여질 때가 많다.
② 석지(石池)
석지는 석련지(石蓮池)라고도 하며, 물확보다 크다.
대개 큰 덩어리의 돌을 직육면체로 다듬어서 그 윗면을 파 물을 담고 연꽃을 키운다.
석지는 연못을 팔 수 없는 마당에 잘 늘어놓는데, 대개 사랑채 앞마당이나 후원에 놓는다.
석지의 모양은 대개 방형이며 특수한 형태의 것이 가끔 보인다.
③ 석조(石槽)
절의 승방이나 주택의 우물가에 놓고 물을 담던 커다란 돌로 된 물통이다.
이것은 대개 직육면체로 되어 있으나 원형으로 된 것도 있다.
④ 석함(石函)
괴석을 담아 마당에 늘어놓는 석물로서, 괴석을 받친다는 뜻에서 괴석대라고도 한다.
오늘날 찾아볼 수 있는 석물들 가운데 가장 다양한 모양을 지니고 있는데,
주로 괴석을 담는 대의 평면모양에 따라 방형·다각형·특수형의 세 가지가 있다.
⑤ 대석(臺石)
화초분이나 등불 또는 석함을 받치던 석물로서, 모양은 방형, 다각형, 원형, 특수형이 있다.
⑥ 식석(飾石)
식석은 커다란 돌을 조각하여 정원에 늘어놓은 것으로 하나의 시각적 조형물이 된다.
⑦ 석상(石床)
석상은 커다란 자연적인 반석 또는 큰 자연석을 판석으로 다듬어 마당에 놓고
그 위에 걸터앉거나 차를 끓이는 데 이용하는 석물이다.
샘 터
샘터는 정원의 중요한 구성요소가 된다.
이는 물을 실생활에 공급해 주는 실용성으로도 중요한 것이지만,
연못을 파고 여기에 물을 대주는 구실도 하여준다.
연못과 정자
우리 나라의 정원에서 중요한 구성 요소의 하나가 연못[池]이다.
이 연못도 그 터가 연못을 팔 형편이면 연못을 파고 정자를 지어 연못에 심은 연꽃을 바라본다.
하지만, 연못을 팔 수 없는 동산에서는 산정(山亭)을 짓고
연못 대신 석지(石池)를 늘어놓아 연꽃을 키운다.
또, 시냇물[溪流]이 흐르면 계정(溪亭)을 지어 냇물을 바라보며 즐긴다.
연못과 정자는 주택이나 궁궐 건축의 정원이나, 동리의 경치 좋은 곳에 많이 지어진다.
연못은 대개 방형으로 생긴 방지가 일반적이고,
궁궐에 있어 반도지(半島池)와 같은 특수한 형태의 것도 있다.
연못의 가장자리는 막돌로 쌓아 마무리를 하거나,
장대석의 다듬은 돌로 정교하게 마무리하기도 한다.
또, 연못의 중앙에는 작은 섬을 만드는데 이것은 본래 삼신산을 본떠 만든 것으로,
이 섬이 클 때에는 여기에 정자를 만들고 다리로 연못 가장자리와 연결하기도 한다.
그리고 연못에는 연을 심는데, 이것은 불교적인 영향이라 하겠다.
다리 개천 도랑
도랑은 주택이나 궁궐·서원 등의 정원에서 빗물을 모아 집터 밖으로 끌어내거나
또 연못을 팠을 때 샘터에서 흘러든 물이 연못에 넘쳐 집터 밖으로 내보낼 때 필요하다.
또한, 커다란 연못을 파고 이 연못에 다른 개천으로부터 물을 끌어들일 때
도랑이나 개천이 필요하게 된다.
그래서 도랑이나 개천은 정원 속에 물이라는 이질적인 시각적 요소를 구성하여 주고,
또 움직이는 요소로서 정원의 중요한 구성 요소가 된다.
궁궐 건축에서의 다리를 보면
모두 궁궐 건축에서 그 가장 중심 전각이 되는 정전(正殿)으로 도달하는 중요한 것으로
일반 다리와는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이들의 양식은 개천 바닥에 아치를 쌓아 교각을 만들고,
그 위로 장대석의 도리를 걸쳐, 장대석들을 도리 사이에 보 모양으로 놓아 마무리하였다.
다리의 난간에는 하엽을 놓아 난간두겁대를 받치고, 양측 엄지기둥에는 돌짐승을 조각하였다.
또, 다리 바로 앞 개천 가장자리는 장대석으로 마무리하였다.
여기에 커다란 돌짐승이 물로 내려가려는 모양을 하고 있어 동적인 요소를 이루어주고 있다.
석단(石壇)
우리 나라의 지형은 구릉지가 많기 때문에 주택·사찰·궁궐 등의 뒷 터에는 언덕이 많다.
따라서, 정원을 꾸밀 때에는 이 언덕에 여러 층으로 단을 쌓게 된다.
이 때 층층이 쌓은 단은 잘 다듬어 장대석으로 마무리하거나 막돌로 쌓기도 한다.
그 단 위에 화초·나무를 심고 또 괴석대 등의 석물을 늘어놓는다.
창덕궁 낙선재 후정의 석단은 우리 나라 후정의 대표적인 석단의 실례라고 할 수 있다.
계단(階段)
정원의 구성 요소가 되는 계단으로는 애당초 건물의 기단에 설치된 계단이 있고,
한편 낮은 터에서 높은 터로 올라갈 때 만들어지는 계단이 있다.
보통의 계단은 막돌로 쌓으나 낙선재 후정에서처럼 석단을 잘 다듬은 돌로 쌓을 때에는
계단도 이에 조화되게 잘 다듬은 돌로 쌓는다.
돌길과 징검돌
궁궐, 사찰, 서원, 향교 등 비교적 넓은 뜰을 구성할 때에는
여러 개의 돌로 포장된 돌길이 만들어진다.
특히, 궁궐에서는 임금이 다니는 길은 어도라 하여 일반 길보다 한층 높게 하였다.
징검돌은 흙바닥의 마당에 걸음걸이의 간격에 맞추어 대략 일정한 간격으로 늘어놓아
비오는 날에도 다니기 편하게 한다.
이들 돌길이나 징검돌은 모두 정원에서 어떤 방향을 암시해주고
움직임을 주는 선적인 구성요소가 되기 때문에, 시각적 흥미를 불러일으키게 된다.
식재(植材)
정원에 심는 식재로는 크게 수목·화초·채소의 셋으로 나눌 수 있다.
수목은 소나무, 매화, 해당화, 향나무, 철쭉과 같은 건조한 땅에 심어야 할 나무와
잣나무, 수양버들, 태산목, 무궁화와 같은 습한 땅에 심어야 할 나무를 구분해 심어야 한다.
또 대추나무, 감나무, 복숭아나무, 자두나무, 앵두나무, 사과나무 등 열매가 맺히고
그 열매를 따먹을 수 있는 과실수와
석류나무, 주목, 산사나무, 돈나무, 매화나무, 모과나무, 주엽나무 등 단순히 열매가 맺히고
그 열매가 아름다워 바라보는 나무를 구분하여 적절하게 심는다.
또, 주목, 돈나무, 동백나무, 진달래, 단풍나무 등 그늘에서도 잘 자라나는 나무와
은행나무, 소나무, 수양버들, 매화나무 등 양지에서도 잘 자라는 나무를 잘 구별하여 심는다.
이들 나무들은 정원에 그늘을 형성해 줄뿐 아니라 그 모양이 아름다워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며,
계절의 변화에 따라 변화함으로써 흥미를 일으켜주는 것이다.
화초는 꽃이 피는 것과 꽃이 피지 않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꽃은 일년생이거나 다년생을 막론하고, 그 크기가 대략 한길 못 되는 것을 말한다.
마당 앞이나 담장 밑에 심거나, 또는 분에 심어 대석(臺石)에 받쳐놓거나 댓돌 위에 늘어놓는다.
작약·난초·국화·양귀비·박하·모란 등은 아름답거나 향기가 좋은 꽃들이다.
풀은 잔디, 갈대 등이 있는데 잔디를 마당에 온통 까는 일은 흔하지 않다.
이것은 일본인들의 영향을 받은 뒤에 만든 것이다.
정원에는 채소밭도 가꾸어진다.
배추·무·마늘^상추와 같은 채소는 담장 밑이나 뒷마당·부엌 옆마당 등 공터가 있으면 심었는데
식생활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실용 정원으로서의 성격도 가진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 나라에서는 정원에 결코 늘푸른 나무나 잔디 보다는
봄이면 움트고 여름이면 잎이 무성하고 가을이면 단풍이 들며
겨울이면 힘찬 가지에 눈꽃이 하얗게 피는 등 철따라 바뀌는 활엽수들을 심는다.
마 당
마당은 정원의 가장 기본적인 구성 요소가 된다.
특히, 우리 나라의 건축은 집터를 담장으로 쌓고 그 속에 여러 채의 건물을 짓고,
그 사이사이를 다시 담장으로 막기 때문에 여러 개의 마당이 이루어진다.
즉, 앞마당, 옆마당, 뒷마당, 행랑마당, 사랑마당, 안마당 등으로 나누어진다.
그리고 이들 마당 위에 꽃도 심고 나무도 심으며,
또 석물을 늘어놓게 됨으로써 정원 구성의 바탕이 된다.
또한, 이 마당은 그 바닥을 흙바닥으로 잘 다져서 빗물이 잘 빠지게 한다.
그래서 정원공간에 커다란 수평적 요소를 이루어주기 때문에
수직적인 요소인 굴뚝, 난간, 건물, 수목들의 그림자를 받아서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재미있는 변화를 이루어주고 있다.
마당은 집터가 구릉을 끼고 자리잡을 때에는 지형에 따라 자연히 높낮이 차가 생긴다.
사랑마당, 행랑마당 등 마당의 성격에 의하여도 위계성이 생김으로써
공간 구성에 동적인 변화를 주게 된다.
또, 주택에서는 마당에 장독대를 설치한다.
굴 뚝
굴뚝은 순전히 건축적인 구조물이지만 정원에 있어 중요한 수직적인 시각적 요소가 된다.
특히, 우리 나라의 굴뚝은 대개 건물로부터 떨어져서 독립된 구조물로 건축되기 때문에
이것은 수평적인 요소인 마당, 연못 등과 좋은 대조를 이루게 된다.
굴뚝을 쌓는 방법에는 여러 종류가 있어 정원마다 특이한 시각적 요소가 된다.
담 장
담장은 집터를 둘러막아 담장 바깥과 담장 안을 구별하고 보호하기 위하여 쌓은 구조물이다.
정원의 경계를 정하여 주고 또 마당에 심은 화초, 수목, 굴뚝, 석물 등의 수직적인 요소들을
한 공간 속에 잡아 매주는 구실을 하기 때문에 정원의 중요한 수직적 구성 요소가 된다.
또 담장은 쌓는 방법과 모양을 여러 가지로 달리하기 때문에
정원 안의 다른 구성요소들과 조화를 이루어 재미있는 시각적 요소가 되기도 한다.
기 타
정원을 구성하는 요소는 위에서 말한 것 외에도
건축물 자체에 따라 건축되는 난간문과 창의 살 짜임새 등을 들 수 있다.
이들은 건축물의 한 부분으로서의 기능도 중요하지만
시각적으로 질감·색채·명암·형태 등의 대조를 이루어 정원의 중요한 요소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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